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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잘 나가는 듯했던 미국 증시가 잠시 삐끗한 한 주였습니다. 제롬 파월 미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물가 지표 둔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예상치 못한 일이 터졌습니다. 그것은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는 일부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한 건지 의문이 들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연준 내에서도 매파로 꼽히는 카시카리 총재이긴 하지만, 올해 그에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투표권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옅어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4월 9일 기준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했습니다.
10년물, 30년물의 미국 국채 금리는 6.1bp 올랐지만, 2년물은 9.8bp나 상승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 상승치가 10년물 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기 국채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50% 이상 오른 겁니다.
만기에 따라 채권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국채는 그 만기가 짧으면 현재 기준금리와 금리 변화에 대한 단기적 기대감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만기가 길면 경기순환, 인플레이션 전망, 채권 매물 수요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기 채권은 불확실성이 작고 매매 기간이 짧기 때문에 기대수익률과 실현 수익률 사이의 괴리가 적은 반면,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은 미래 경기 순환 국면, 채권 수요 같은 변수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기댓값과 실제값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채권 수익률이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할 때,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만기가 짧은 국채에 비해 만기가 긴 채권이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이는 곧 장기채가 기준금리 변동에 덜 민감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의 변화의 의미는?
불 스티프닝은 단기 채권의 수익률 하락이 장기 채권보다 급한 경우를 말하며, 베어 스티프닝은 장기 채권의 수익률 상승이 단기 채권보다 급한 경우를 말합니다.
대체로 불 스티프닝은 시장에서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가 형성될 때, 베어 스티프닝은 경기 확장 또는 회복 국면일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유동성 프리미엄 이론에 따라 채권의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아집니다. 경기 회복 및 확장기에는 낮은 기준금리 때문에 단기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게 됩니다. 특히 경기 부양 차원에서 정부의 지출이 늘면 재정적자고 인해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지고, 채권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은 내려가고 수익률은 오르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올해 3월 26일(기준일) 이전에는 불 스프티닝 현상이 나타나며 시장에서 기준 금리 인하 임박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기준일 이후에 나타나는 베어 스티프닝 현상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며 확장 국면에 대한 기대가 나타났음을 의미합니다.
기준일 이전에는 물가지수, 고용지표 등의 경기 지표가 미국 연준의 기대를 채우면서 ‘6월 금리 인하론’에 대한 기대가 컷지만, 이후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에 더해 현지 시각으로 4월 10일에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해 지속적으로 높아진 경계심이 다시 채권 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처럼 작은 데이터 하나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에 변동성을 줄이는 투자를 권합니다.